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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OOK기억으로 다시 쓰는 역사

기억으로 다시 쓰는 역사
  • 저자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
  • 출판사풀빛
  • 출판년2013-08-31
  • 공급사(주)북큐브네트웍스 (2014-02-13)
  • 지원단말기PC/스마트기기
  • 듣기기능 TTS 지원(모바일에서만 이용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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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군위안부 당사자들의 살아 있는 증언집이다. 이 증언집은 약 70여 명의 국내 신고자 중 본인의 기억이 보다 뚜렷하고, 그 내용이 역사자료, 문서와 대조가 가능하다고 여겨지는 9명을 선정하여 그들의 증언을 정리ㆍ기록한 2001년 출간본을 10년이 흐른 2011년에 개정한 책이다. 현재 본 증언집에 실린 아홉 분의 피해 생존자들 중 여섯 분은 유명을 달리하셨다. 따라서 본 개정판에는 각 증언의 첫 장에 그녀들의 삶의 궤적을 2011년 2월을 기준으로 재정리했다. 하지만 증언 본문은 당시 피해 생존자들의 증언을 생생하게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띄어쓰기 등을 바로잡았을 뿐 2001년 초판대로 유지했다.





    목소리에 귀 기울여 역사를 쓴다는 것



    『강제로 끌려간 조선인 군위안부들 4』는 “기억으로 다시 쓰는 역사”라는 부제를 가지고 2001년에 출간되었다. 이 책은 1991년 이후 정신대연구소가 펴낸 3권의 책들에 이어 나온 4번째 증언집(중국의 생존자를 담은 증언집을 포함하면 5번째)으로 새로운 저자들에 의해 증언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내용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 증언집의 출간 배경은, 현재 160여명을 헤아리는 군위안부 생존자 중에서 증언을 남긴 분이 60여명에 불과하다는 데 있다. 채록되지 않은 생존자의 이야기를 기록하기 위한 모임이 1999년 4월 준비를 위한 한국위원회 진상규명위원회 산하에 만들어졌다. 이 모임에는 군위안부 증언이 시간을 다투는 문제라는 점에 뜻을 같이 하는, 사회학, 여성학, 법학, 영화, 신학, 역사 등 다양한 전공자들로 이루어졌다. 대학의 강사, 박사 및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젊은 연구자들로 구성된 이 연구팀이 지난 일 년 반을 함께 호흡하면서 주고받는 치열한 토론과 고민을 증언집에 담아냈다.



    이 증언집은 몇 가지 새로운 접근을 취한다. 우선 ‘군위안부로서의 체험’을 위안소에서의 경험에 국한하지 않고, 생존자의 전 생애에 걸친 것으로서 다루고 있다. 위안부로서의 경험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충실히 드러내기 위해서는 생존자들이 한국 사회에서 살아온 삶의 전 궤적을 따라가야 한다는 것이 지은이들의 생각이다. 연장선상에서, 이 책은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가.’가 아니라 ‘그 체험에 대하여 증언자는 어떤 의미를 부여하는가.’에 주목했다. 이것은 증언자들 스스로가 자신의 삶을 해석하고 표현하고 있음을 알리기 위해서였고, 증언자의 복합적인 주체성을 표현하기 위해서이다.



    이 책에 담긴 증언자들의 이야기 안에는 현재와 과거, 한국과 위안부로 끌려간 지역, 식민지와 한국 전쟁과 같이 시공을 넘어선 기억의 타래들이 얽혀져 있으며 유기체처럼 현재를 숨 쉬고 있다. 생존자들을 살아 있는 삶의 주체로 보는 시각은 군위안부 문제를 그저 한 많은 피해자들을 낳은 과거의 사건이라고 보는 한국 사회의 일반적 통념을 넘어선다는 의의를 지닌다. 여기서, 증언자는 오히려 지난 한 세기라는 역사의 격랑 속에서 아픔을 뚫고 생존하여 온 생의 화신으로 조감된다. 이러한 시선은 증언텍스트의 구성과 형식을 통해서도 표현되어 있다. 책에 실린 9명의 증언텍스트는 증언자의 말을 가필하지 않고 전적으로 증언자의 말만을 인용하여 만들어졌다.



    독자들이 이 책을 볼 때 먼저 발견하게 되는 것은 '무수히 열리되 닫히지 않는 따옴표들의 행진'일 것이다. 이 따옴표는 증언자의 말이 인용되고 있다는 것을 알려줌과 동시에, 편집자의 시선과 선택을 드러낸다.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편집의 원칙이 무엇인가일 것이다. 저자들이 구축한 큰 원칙은 기억의 지도, 기억의 구조라고도 불리는 증언자가 기억하고 있는 복합적 의미망을 따른다는 것이다. 증언자 각자의 기억은 ‘군위안부 할머니’라는 일반명사로 환원될 수 없는, 증언자가 누구인지를 말해 주는 그녀의 에스프리였던 것이다. 사실, 어떤 인간의 에스프리를 파악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것 자체가 그 인간을 폐쇄적으로 재단하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증언자들의 에스프리를 포착하고 텍스트화 했을까. 여기서, 이 책이 가지는 집단적 작업 성격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증언집은 면접, 증언 녹취, 녹취의 문자화, 녹취의 편집에 이르는 전 과정을 팀으로서 함께 작업했다. 특히 아홉 명의 증언 편집팀이 녹취를 편집하는 데만 1년의 시간이 들었을 정도로 녹취를 증언집의 편집본으로 만드는 작업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만큼 많은 질문들이 제기되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증언 편집팀은 녹취문을 함께 돌려 읽고 증언자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마치 편집팀이 자기가 만나지 않은 증언자도 만난 것처럼 느끼게 되었다. 증언자들에게 자연스럽게 별칭이 생겨난 것도 이 때문이었다. 이러한 집단적 공감은 특정 증언자를 편집하는 데 가지고 있었던 불안감을 힘과 확신으로 바꿔주었다. 즉, 편집팀은 자기가 직접 면접하지 않은 할머니에 대해서도 서로 개입하고 비판하고 공감하게 되었다. 이 증언집은 이렇게 전적으로 집단작업을 실험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결국 ‘증인의 목소리가 들리게 하라.’가 이 증언집의 목적이자 원리이다. 이것은 이론적으로는, 식민주의와 냉전체제의 주변부에 존재해 온 한국의 노인 여성들의 기억이 어떻게 ‘공식’ 역사와 경합할 수 있는가, 그리하여 이들이 어떻게 역사의 주체가 될 수 있는가를 시사한다. 특히 10여 만으로 추정되는 조선인 군위안부의 수를 생각할 때, 오늘의 생존자는 수많은 주검을 증명하는 ‘증인’이 아닐 수 없다. 이 증언집은 살아남은 자들의 목소리가 죽어간 자들의 진혼곡이 되어 식민주의와 가부장제가 남긴 집단적 트라우마를 안으로부터 치유하고자 하는 희구를 담고 있다. 이들의 목소리가 독자들에게서 울려나올 때, 비로소 그러한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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